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북전단 살포 봉쇄 방침을 알리자 한 보수 성향 인사 A씨가 이 지사 집 근처에 전단을 살포하고 이를 막으면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 경기도와 경찰이 도청과 자택 경비를 강화했다. 이 지사는 21일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방종과 분탕질로 자유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질서를 알려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유로운 사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권리와 질서를 존중하는 책임과 희생으로 만들어지고 지켜진다”며 “제멋대로 하는 방종을 자유로 착각하는 이들에게 책임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단단히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전단 살포 이전에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의 행위부터 이미 협박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를 자행하며 준법을 요구하는 공권력에 폭파·살해 위협을 가하는 일은 자유민주주의 질서 유지를 위해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지사는 “힘들여 만든 자유의 공간에 수용해줬으면 자유를 귀히 여기고 존중하지는 못할 망정 푼돈 벌려고 북한인권운동을 빙자해 저질 대북전단으로 국가 위신을 떨어뜨리고 군사적 긴장을 유발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며 온갖 분탕질로 자유를 해치는 이들에게 법의 엄중함과 권위를 보여줘야 한다”고 격양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어 “경찰은 전단 살포와 폭파위협 실행 저지를 넘어 지금 즉시 협박 범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그 자체만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자택 근처에서 대북전단을 날리겠다고 위협을 가한 A씨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7일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접경지역 5개 시·군을 위험구역을 설정하는 ‘위험구역 설정 및 행위 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이 지사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세력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A씨는 지난 13∼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 날릴 예정, 식은 죽 먹기”라는 글을, 지난 15일과 17일에는 “이재명이란 하찮은 인간이 대북전단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집 근처에서 작업할 것, 경찰들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면 난 기꺼이 수소가스통을 열어 불을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전부터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청과 도지사 공관, 이 지사의 성남시 분당 아파트 주변에 우발상황에 대비해 1개 소대(30여명)씩 모두 3개 소대의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경기도도 이날 새벽부터 도청과 도지사 공관 주변에 청사 방호요원을 증원 배치했다. 경찰은 “대북전단 살포 행위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21일 자정까지 외곽 경비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