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이상직 의원 책임” 이스타항공 노조 시위…해결책 시계제로

“창업주 일가가 나서야” 책임 주체 지목
이 의원 “7년째 경영 안 해 나와는 무관”
인수자 제주항공 “양사 합의 없어” 미온
체불액 240억원…매각 앞두고 해결 난망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현재까지 직원 1600명이 5개월치 임금 240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회사가 매각대금 545억원 규모로 제주항공에 매각될 예정인데, 대주주들은 돈을 챙기려는 욕심만 낼뿐 노동자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며, 가족들은 아직도 회사 내 요직에 있다.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지냈다.

 

이 의원은 21일 KBS와 인터뷰에서 “경영에 7년째 관여를 하지 않고 있기에, 체불 임금은 나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과 이전 회사에서부터 같이 일해와 친분이 두텁고, 이수지 전 상무이사·현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은 이 의원의 딸이다. 또 이 의원의 전 보좌관은 전무이사로 있고, 조카 등 친척들도 회사 내 주요 보직을 지내고 있다.

 

소유구조도 이 의원 측과 밀접하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인데,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회사 경영과 관련이 없다”는 이 의원의 해명을 노조가 납득하지 않는 이유다.

 

이 의원은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계약서상 제주항공이 임금체불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행을 안 하고 있다”고 KBS에 밝혔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 역시 “체불임금을 인수자 측이 해결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며 미온적이어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사측은 최근 직원들에 “석 달치 임금을 반납하라”고 제안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