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강하게 반발한 데는 외교상 관례를 고려해 대응하지 않을 경우 허위 주장이 마치 진실처럼 통용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볼턴 전 보좌관이 그간 우리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으려 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번 회고록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정의용(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청와대가 22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밝힌 입장을 요약하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왜곡이며 △출간 자체가 외교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우선 “볼턴 전 보좌관은 그의 회고록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 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시절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등에 관여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을 겨냥,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고 거칠게 대응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무 책임자로서 팩트에 근거해서 말한다”면서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고 썼다.
외교가도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는 정의용 실장이어서 회고록에는 외교 당국 간의 일은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박현준·홍주형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