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월10일 기념 대규모 열병식 준비” [위기의 남북관계]

국방부 “미림비행장 일대 장비고 신축” / ICBM·SLBM 등 등장할 가능성 커져
지난 2018년 9월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병사들이 발을 높이들며 행진하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10일)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정부 당국에 포착됐다.

 

국방부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군은 당 설립 75주년 행사 준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 장비고 신설과 김일성광장 보수 등 열병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병식에 참가하는 병력과 장비가 집결하는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여러 개의 장비 보관용 건물(장비고)이 신축되는 것으로 미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의 등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과거 북한 열병식 동향은 열병식에 앞서 통상 3~6주 전쯤부터 대규모 버스와 군용 차량의 움직임이 위성사진에 잡히곤 했다. 올해의 경우 관련한 준비가 다소 빠른 느낌이다.

 

지난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핵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ICBM, SLBM 등 신(新)무기체계를 공개한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강경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수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9월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 탱크부대가 지나가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정경두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10월10일 75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에 대해 언급했다.

北 움직임 감시… 이륙하는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22일 오전 경남 사천시 모부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글로벌호크는 북한 전역의 군사도발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이다. 사천=뉴시스

정 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도 “지금 당장이라도 거기에서 마음먹으면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SLBM 기술 수준에 관해선 “상당 부분 급진전했겠지만 아직도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 부분이 완성이 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