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전후로 발생한 폐현수막 쓰레기가 1739t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5t 쓰레기차 기준 695대 분량이다. 정부는 선거 후 폐현수막 재활용을 강조해왔지만, 이 가운데 4분의 1만 재활용됐다. 재활용률이 90% 가까이 이르는 지방자치단체도 있었지만 반대로 10%도 재활용하지 못한 지자체도 6곳이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편차가 큰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3일 세계일보가 환경부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2020년도 선거용 현수막 발생량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1대 총선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이 본격화한 올해 1월부터 선거 이후 폐현수막 처리가 이어진 지난달까지 발생한 전국의 폐현수막은 1739.2t(자료 미제출한 제주도 제외)에 달했다.
이 폐현수막 중 재활용돼 새로운 쓰임을 찾은 경우는 407.9t으로 전체의 23.5%에 그쳤다. 재활용되지 못한 폐현수막 중 대다수는 소각(830.4t)됐고, 지자체에서 아직 처리하지 않은 채 보관(376.8t)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 환경부가 폐현수막 처리현황과 함께 공개한 ‘폐현수막 소재 업사이클 제품 생산기업 목록’ 및 ‘폐현수막 활용 가능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목록’을 살펴보면, 총 33개 재활용 업체 중 23곳이 수도권에 위치했고, 부산(2곳)을 제외하면 지자체에 재활용 업체가 없거나 1곳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이동훈 서울시립대 교수(환경공학)는 “환경성으로 봐서는 (재활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환경부가 이런 걸 권장하려면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틀부터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업체들을 지원할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업체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의 폐현수막 재활용 계획을 바탕으로 우수 사례를 선정했다. 최우수 사례는 폐현수막을 가공처리한 후 이를 건축자재로 생산해 아이스팩 수거함 등을 만들겠다고 한 경기도가 뽑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