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체육회 노조 “회장이 갑질·성희롱” 사퇴 촉구

군체육회장 "사실 아냐. 법적 조치도 검토" 해명

전북 장수군체육회장이 체육회 직원들에게 ‘갑질(직장 내 괴롭힘)’과 해고 협박을 일삼고 성희롱도 서슴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장수군체육회 분회 조합원들은 23일 장수군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열 장수군체육회장의 갑질과 해고 협박, 성희롱으로 신음하고 있다”며 “체육회장직을 사퇴하고 고동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김 회장은 생활체육지도자들이 1년 단위로 쉬운 해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온갖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저녁, 휴일을 가리지 않고 전화로 업무를 지시하는가 하면 제때 연차조차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며 사무국장과 과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올해 1월 취임식에서는 자신이 소속한 문예단체 행사를 함께 열고 직원들을 동원해 자신의 시가 담긴 문예집을 팔도록 하고 회장 연회비를 스스로 삭감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퇴사한 여직원에게 자기 아들과의 만남을 요구하는 등 사적인 내용으로 괴롭히고도 했다”고 밝혔다.

 

여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과 추행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여성 직원에 대한 외모 지적과 비하 발언을 일상적으로 하고, 외부 출장이나 외부 식사 자리에는 여성 직원을 항상 대동해왔다”며 “심지어 여직원을 ‘자기야’라고 부르고 강제로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성추행도 공공연히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그동안 인내하며 정중히 중지할 것을 부탁하는 등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해고 협박뿐이었다”며 “향후 매주 화, 목요일 읍내 교차로에서 집회를 열어 이런 체육회장의 패행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일축했다. 그는 “민선 회장이 갑질을 할 수 있겠냐”면서 “되레 직원들이 (회장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공무를 처리하며 따돌렸다”고 말했다.

 

문예집에 대해서는 “취임식 날 외부 인사들로부터 화환을 받는 대신 이들에게 시집을 팔아 장수군 애향장학회에 기부했다”며 “체육회 직원들에게는 판매 대금이 좋은 일에 쓰일 거라서 구매를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성추행·희롱 주장에 대해서는 “체육회 직원으로 회식 자리에 참석하라고 한 것이지 여직원이라서 부른 게 아니다”고 의혹을 부인한 뒤 “변호사와 상의해 법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회장 명의 카드로 회식을 하면서 가요주점에서 70만원 쓰기도 했다”며 “되레 내가 을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장수=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