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여섯 번째 멸종이 진행 중이고, 바이러스 창궐로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면서 “지구의 치유와 경제 회복을 위해 더욱 극적인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세계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화석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경제 전환은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일보는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0 세계에너지포럼’을 개최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평가하고 ‘그린수소’가 생산·유통되는 진정한 수소경제를 위한 주요 국가의 비전과 정책방향을 모색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 행사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에너지 전환과 그린수소’를 주제로 한 올해 포럼에는 국내외 에너지 분야 전문가와 종사자, 일반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이산화탄소(CO₂) 발생 없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인도에서 히말라야산맥이 보이는 등 기후변화 이슈가 재점화됐다”면서 “석탄에서 석유, 가스, 재생에너지까지 인류의 에너지 역사는 탄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고, 이제는 탄소 없는 수소경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런 흐름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며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빠른 속도로 수소산업 기반이 조성되고 있고, 최근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이 대폭 보강돼 수소경제가 핵심사업으로 포함됐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어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그린수소 생산기술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지난 10일 총 90억유로(약 12조원)를 투입하는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현지시간으로 24일 수소전략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시차를 고려하면 구체적인 내용이 곧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1대 국회를 개원하면서 만든 그린뉴딜 연구회에 회원이 31명이 모인 사례를 언급했다. 우 의원은 이어 “기대가 얼마나 큰가 하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면서 “탄소배출 저감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산업계는 반도체·배터리 등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고, 내년부터는 탄소세금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기획재정위에서 열심히 뒷받침을 하겠다”며 “산업부 장관님, 세게 밀고 나가자”고도 했다.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장은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미래성장동력”이라며 “결국 친환경 연료 기반으로 에너지산업과 제조업을 가야 하며, 수소는 에너지산업과 제조업을 대체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조용성 에너지연구원장은 국내 화석에너지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점을 거론하며, 수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다른 기조연설자로 나선 돌프 길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혁신기술센터 소장은 “2025년 수소가 에너지 포트폴리오에서 8%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뉴노멀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린뉴딜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추진해야 할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