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찰에 ‘소녀상 연좌시위 학생들 안전’ 당부

“온몸으로 소녀상 지키는 학생들, 역사·정의 향한 물결”
대학생들이 평화의 소녀상과 자신들의 몸을 묶은 채 연좌시위를 하는 모습. 뉴스1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대학생들이 소녀상과 몸을 묶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찰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25일 SNS에 올린 글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역사의 정의와 반전(反戰)평화, 약자의 인권을 상징한다”며 “소녀상의 의미를 바로 보지 않은 채 피해자 할머니들의 용기를 왜곡하고, 명예를 무너트리는 집회는 인권과 정의라는 우리 헌법 정신에 반한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소녀상 부근에서는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외치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수요집회가 개최돼왔다. 그런데 최근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 그리고 정의연 이사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정의연에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정의연보다 먼저 소녀상 부근을 집회 장소로 신고했다. 이에 따라 정의연은 전날(24일) 제1445차 수요집회를 소녀상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열었다.

 

정의연 수요집회가 장소를 옮긴 건 1992년 집회 시작 후 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자 ‘소녀상을 지켜야 한다’는 대학생들이 소녀상에 몸을 묶은 채 연좌시위에 나섰다. 이는 사전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행동이라 ‘불법’에 해당한다. 전날 경찰은 이들 대학생을 향해 “불법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즉시 해산해주기 바란다”며 해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세계일보 자료사진

바로 이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추 장관은 “억장 무너지는 온갖 방해에도 제1445차 수요집회가 열렸다”며 “마음 깊이 역사를 새긴 학생들이 온몸으로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와 정의를 향한 물결은 이처럼 장애를 넘어, 시간을 넘어, 세대를 넘어 흘러가고 있다”는 말로 학생들의 행동을 칭찬했다.

 

“그 흐름에 발맞춰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정의의 나침반을 따라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규정한 추 장관은 “그 자리에 있는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며 경찰 관계자들을 향해 “공공조형물 1호인 평화의 소녀상은 물론 그 자리에 있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