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윤석열 검찰개혁 힘보태라” VS 야당 “추미애 민주주의 파괴 말라”

김종인 “민주주의 파괴하라고 177석 국민들이 준것 아냐” / 김남국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바로 자퇴하는건 아니다” / 원희룡 “지휘랍시고 등 천박한 표현은 北에서나 쓰는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불꽃튀는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여당은 윤 총장을, 야당은 추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26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라고 국민이 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 “말 안 듣는 검찰총장”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수 의석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건 우리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발언과 조치가 다수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추 장관이나 윤 총장이나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라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라는 발언이 진심이었는지, '지시를 잘라먹었다'는 장관의 말이 대통령의 뜻인지 분명히 정리해달라”고 짚었다.

 

그는 “국가정부의 수반으로서 이 민주주의의 혼란을 방치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장관을 신임하신다면 총장을 해임하시면 된다”고 꼬집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 장관을 겨냥해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추 장관은 윤 총장의 무덤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정권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추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통합당 조수진 의원도 “초유의 선거 공작 연루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피고인(황운하 의원)에게 검찰개혁 적임자 운운하는 게 지금 이 나라 법무부 장관”이라며 “‘법무(法無)부 장관‘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는 일침을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26일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 총회 시작 전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절반이 아니라 전부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출연한 김 의원은 추 장관의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 등의 발언에는 “추 장관이 '대검 감찰과로 사건을 배당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를 했는데 그것을 무시해버리고 (윤 총장이) 인권감독관 대검의 인권감독부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인권감독관이 같이 함께 협업하라는 식으로 지시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윤 총장이) 법무부 장관 말을 반을 잘라먹은 게 아니라 아예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제 (추 장관이) 웃으면서 말을 하셨다고는 하지만 뼈있는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분석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대통령이 재신임을 밝히든지 이런 상황에서는. 아니면 어떤 조치(퇴진)를 취하든지”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바로 자퇴하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라며 윤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검찰총장도 소신이나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이 무엇인지 거기에 조금 주안점을 두어서 검찰개혁에 힘을 보태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법무부가 검찰이 잘못됐을 때는 감찰하고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총장은) 법무부 장관 명령에 따라야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윤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행정 체계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은 검찰개혁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이며, 검찰 자체의 수사만으로는 공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추 장관을 거들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앞서 추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대검찰청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지만, 윤 총장은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휘해 항명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추 장관은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