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사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공개 비판했다.
조 교수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슬기로운 전세생활’이라는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2년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해 이야기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 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대요”라며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했구나, 큰일 나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사는 조 교수가 지난해 5월 출간한 ‘대통령의 협상’에 썼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분을 따로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해당 측근은) 책 나오기 전에 프린트해서 대통령께 전달했다더라”며 “그걸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그중에 딱 하나 받아들이셨다. 분양가 상한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제안한 모든 대책이 함께 가야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잡는 데 효력을 발휘하지, 이것만 해서는 오히려 공급을 위축시켜 지금 같은 전세대란을 가져오게 된다”며 “제가 이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이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믿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도쿄 집값은 꾸준히 올랐으며 중심부는 별로 떨어진 적도 없다고 한다”며 “일본 신도시의 몰락을 수도권 집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문재인정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 정부 공직자는 다주택자가 많아서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집을)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강심장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니 운동권 세력도 과거 보수정당처럼 신이 내린 정당이 됐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