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남중국해· 대만해협· 中·印 국경 세 곳 동시 훈련

中, 美·印 군사협력 겨냥 “핵심이익 양보없다”

중국군이 남중국해와 대만 인근 해협, 그리고 중·인도 국경 지역에서 동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국경지대인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유혈충돌을 빚은 뒤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인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이 동시 군사작전을 통해 이들 지역에서 고도의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군사전문가 웨이둥수(魏東旭)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중국해와 대만 인근 해협, 중·인 국경 지역 군사훈련을 거론하면서 “중국군은 모든 전선에서 매우 높은 전투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최근 국경 지역에서의 긴장감 고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군사 충돌 위험성이 낮은 것은 중국군의 힘과 전략적인 억제력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해군은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앞바다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또 지난달 18일에도 남중국해에서 구축함과 프리깃함이 동원된 훈련을 벌였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중국군 군용기가 최소 8차례 이상 대만 근접 비행을 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인근을 비행하는 미군 전투기 견제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지난 24일 대만 동남쪽 공역에서 공중 급유를 받고 있던 미군 P3-C 대잠 초계기에 접근하기도 했다. 73집단군을 중심으로 한 가상 대만 상륙훈련도 실시됐다. 또 중·인도 국경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중국 관영 매체가 잇따라 이 지역 중국군 군사훈련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74집단군이 중국 북서부 사막 지역까지 수천km를 이동해 포격훈련을 했다. 

 

중국 매체가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중국군 군사훈련을 공개하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 주변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을 놓고 미군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중·인도 국경 지역에서 유혈충돌이 벌어지면서 미·인도 군사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으로는 미·인도 군사협력이 본격화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웨이둥수가 “미·인도 군사협력을 통한 전략적 봉쇄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 것도 이를 경계하는 중국 내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북동부 나투 라 고개의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을 사이에 둔 중국 군인과 인도 군인의 모습. 나투 라=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충돌을 계기로 미국 등 중국을 억제하려는 국가와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인도는 중국과 국경분쟁에 다른 나라의 직접 개입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군사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의 싱크탱크인 옵서버리서치재단(ORF) 마노 지조시 연구원도 “인도는 미국과 영국,호주, 일본 등 중국을 억제하려는 국가들을 상대로 더욱 외교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