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대표 자수유물 48점 소개

심연옥 교수 ‘한국 자수 이천년’ 발간 / 고대 한국 자수문화 분석 내용 주목

일본 나라의 주구지(中宮寺)에는 ‘천수국만다라수장’(사진)이라는 자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622년 2월 죽은 쇼토쿠 태자를 기리기 위해 그의 부인 다치바나노 오이라쓰메가 청원하여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이 자수 유물은 한국의 삼국시대 미술·문화를 비롯한 자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이 정설”이다. 제작자인 ‘고려가서일’은 고구려계임이 분명하고, ‘동한말현’과 ‘한노가기리’는 가야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전통문화대 심연옥 교수는 천수국만다라수장에 대해 분석한 결과 “바탕 직물은 자색, 홍색, 백색의 ‘라’로 확인된다. 이음수 계통의 자수 기법이 단독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자수 이천년’을 최근 발간했다. 고대국가부터 대한제국까지 한국의 역사 속에 사료적 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자수 유물 48점을 선별하여 자수의 역사적 기원 및 소재, 자수 기법 등을 담은 책이다. 한국 자수 문화가 다른 국가의 그것과 교류한 내용도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고대 한국의 자수 문화를 분석한 내용이다. 책에 따르면 한국의 자수에 대한 기록은 중국의 사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처음 등장한다. ‘삼국사기’에는 계급별 옷차림, 마구 및 가옥의 규정에서 자수에 대한 기록이 있다. 심 교수는 평양의 고분에서 출토된 자수편, 무령왕릉 출토 ‘사슬수 잔편’, ‘금동신발 자수’, 익산 미륵사지 출토 ‘금사 자수 잔편’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심 교수는 “지금까지 학계의 연구는 주로 조선 중기 이후 근대까지의 자수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며 “고대 자수에 대한 공부는 안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기법이나 바탕 직물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름이음수’와 같은 기법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어 이번 연구 과정에서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고대 자수의 바탕 직물, 기법이 밝혀짐에 따라 이를 적용한 작품들이 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고대에 사용한 ‘사’는 투명하게 비치는 직물인데, 요즘 많이 사용하는 두껍고 광택이 많이 나는 ‘공단’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가진다”며 “새로 밝혀진 기법을 적용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