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일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단체의 후원금 의혹 등을 처음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만난 사실을 알렸다. 정의연은 “이용수 인권운동가님과 정의연 사이를 파고들며 오해와 갈등을 조장하고 상처를 헤집고 다시 틈을 벌리려는 자들이 있다”며 “우리는 의연히 다시 손잡고 (위안부 인권) 운동을 다시 반석 위에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보수단체의 자리선점에 따라 평화의 소녀상에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14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지난 6월 26일 금요일, 이용수 인권운동가님을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이사장 취임 직후 약속된 만남이 어긋났지만, 늦게나마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세 가지 공통 과제를 확인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와 △‘위안부’ 역사교육관 건립 △한일 청년·청소년 교류 확장 △수요시위 진행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기자회견에서 수요시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 할머니가 “기왕에 진행되고 있던 지역별 수요시위에 저와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측은 이 할머니와 이달 내 기자회견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요시위는 보수단체 자유연대의 평화의 소녀상 인근 자리선점으로 지난주에 이어 약 10m 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렸다.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이날도 맞불집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사퇴와 정의연 해체를 촉구했다. 보수단체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는 오는 29일 연합뉴스 사옥 앞에 집회신고를 내면서 정의연은 또다시 수요시위 장소를 옮겨야할 위기에 처했다.
이 이사장은 “강제연행과 강제동원, 노동착취와 성 착취의 식민지 역사를 부인하는 한국 지식인들이, 이용수 인권운동가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운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려는 일본의 극우들과 공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실현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으며 많은 분들의 힘이 필요하겠지만, 여러분들의 지혜를 빌리고 열린 귀로 들으며 함께 손잡고 잘 헤쳐 나가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