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보자'… 유명 표어, 언제부터 쓰였을까?

소방청 "불조심 표어, 시대상 반영… 역사적 의미 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대중에 가장 친숙한 화재예방 표어다. ‘너도나도 불조심 자나깨나 불조심’도 유명 불조심 표어 중 하나다. 이들 표어는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2일 소방청에 따르면 두 표어의 나이는 74살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사용됐다. 당시 서울시 소방국 선전계는 두 표어를 조합해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불도 다시보자’를 활용하기도 했다. 

 

1946년은 소방 당국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화재예방 표어와 포스터를 공모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공모전 상금은 1등 500원이었다. △잠깐 실수가 일생의 불행 △깨끗한 부뚜막에 불이 안 난다 표어도 사용됐다.

 

1947년 제2회 불조심 표어·포스터 공모전에선 △불조심 내가먼저 △불조심하고 오늘도 安眠(안면·편안한 잠자리) △불조심은 조선의 힘 △믿는 곳에 불이 난다 △불내고 원망듣고 죄 받고 등 5개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소 점잖은 느낌의 이때 불조심 표어는 10년 뒤엔 기류가 조금 협박조로 바뀌었다. 서울시가 6·25 전쟁 뒤인 1957년 실시한 공모전에서는 △불피고 불조심 불끄고 불조심 △너도나도 불조심 집집마다 불조심 △불내고 울지말고 울기 전에 불조심 세 작품이 선정됐다. 

1970년대부터는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 소방서에서 겨울철을 앞두고 불조심 공모전을 정례화했다. 당시 규모가 제일 컸던 것은 내무부 소방국이 한국화재보험협회, 한국소방안전협회(현 한국소방안전원)와 공동주관하는 공모전이었다. 소방청이 이를 이어받아 매년 시행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家家戶戶(가가호호)가 대상을 차지했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불조심과 관련된 표어, 포스터, 체험수기나 소설 등과 같은 문학과 예술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외국 소방기관과의 작품 교류를 통한 ‘세계 불조심 포스터·표어 전시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