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홍콩보안법 시행한 날 남중국해에 군함 띄워

美 해군, 中 항공모함과도 대적 가능한 최첨단 연안전투함 투입
남태평양을 향해하는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연안전투함(LCS) ‘가브리엘 기퍼즈’호의 모습. 미 해군 홈페이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 일명 ‘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 법률 시행령에 서명한 당일 미국이 홍콩과 가까운 남중국해에 군함을 띄워 중국을 견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미 해군 홈페이지를 보면 연안전투함 ‘USS 가브리엘 기퍼즈’호가 남중국해를 항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첫 화면에 게재돼 있다. 촬영 날짜는 지난달 30일이다. 중국 전인대를 통과한 홍콩보안법이 제정과 동시에 시행에 들어간 바로 그날이다.

 

미 해군은 “가브리엘 기퍼즈함은 7함대에 순환 배치 중”이라며 “동맹국 및 협력 대상국 해군과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홍콩보안법 제정 등 최근 이 지역 안보 환경의 변화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이는 일단 미국이 남중국해 일대에 수시로 군함을 파견하는 일명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의 해양 진출 움직임을 계속 견제할 뜻이 확고함을 내비쳤다는 의미다. 더불어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해 기존의 ‘일국양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홍콩에 대한 직접 통치에 돌입한 것에 경고장을 날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가브리엘 기퍼즈함을 비롯한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LCS)은 수심이 얕은 연안 등에서도 기동이 용이하도록 건조된 스텔스 성능 전투함이다. 섬이 많은 남중국해에서의 작전에 최적화한 함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가브리엘 기퍼즈함은 미 해군이 새로 도입한 해군타격미사일(NSM)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SM은 발사 후 바다 위를 스치듯 날아 표적을 타격하는 신형 순항미사일이다. 그 때문에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워 적의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185㎞로 적의 군함은 물론 해상에서 적 지상의 표적을 공격하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 중국은 스스로 제작한 신형 항공모함을 남중국해에 배치한 상태다. 그 때문에 미 해군이 중국 항공모함과 맞서는 상황을 가정해 가브리엘 기퍼즈함을 남중국해로 보내 항모 견제를 전담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