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없이 환매신청 취소"… 라임펀드 투자자들, 대신증권 고소

라임펀드 대신증권 피해자 단체 회원들이 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대신증권이 환매주문을 고객 동의 없이 불법적으로 조작한 건과 관련해 고소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신증권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구매해 피해를 입은 대신증권 투자자 60여명이 법무법인을 앞세워 대신증권을 고소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법무법인 우리는 2일 오전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증권이 지난해 10월2일 전산조작 사건을 저질렀다”며 “전자금융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로 대신증권과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을 비롯한 관련 임직원을 고소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투자자들은 대신증권이 지난해 10월2일 고객들의 환매 신청을 권한 없이 일방적으로 일괄 취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법인 우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신증권이 본인들만 접근할 수 있는 트레이딩 시스템에 고소인들의 동의 없이 접속해 고소인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청한 환매신청 주문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조작하여 환매신청 주문을 취소했다”며 “그 과정에서 직무상 알게 된 정보인 ‘트레이딩 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법인 우리는 “고객의 정보를 함부로 이용하고 조작하는 행위는 신뢰가 핵심인 금융기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철저를 바라는 바”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우리와 대신증권 피해자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신증권은 ‘판매사가 펀드 환매를 취소할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대신증권은 “대신증권에서 예탁결제원에 보낸 라임펀드 환매청구된 주문 내역을 라임자산운용이 승인해줘야 되는데, 운용사에서 애초에 승인을 해줬다가 나중에 미승인으로 바꾸는 바람에 주문내역이 삭제된 것”이라며 “판매사가 라임펀드에 대한 전산조작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우리가 고소한 장 전 센터장은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장 전 센터장은 대신증권 WM센터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팔면서 펀드 가입자들에게 주요 내용을 거짓으로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30일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판매사들이 2018년 11월 이후 펀드를 산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권고했다. 원금 100%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라는 결정이 나온 것은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상 처음으로 추후 다른 라임자산운용 펀드도 손실이 확정되면 줄줄이 분쟁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