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故 최숙현 선수 대책 지시→사건은 대구지검으로 이첩

文 “경기인 출신 최윤희 문체부 차관이 나서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겨라”며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 늦장 조치도 지적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피해자인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력 신고를 접수한 날짜가 지난 4월8일이었는데, 제대로 조치가 되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게 된 건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왼쪽 사진)와 그가 어머니와 나눈 카카오톡 마지막 메시지 캡처본(오른쪽 사진).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해 “경기인 출신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나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피해자인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력 신고를 접수한 날짜가 지난 4월8일이었는데, 제대로 조치가 되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게 된 건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선수는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이 지속적으로 자행한 폭행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최 선수가 생전 기록한 녹취록에는 이들로부터 폭행과 인격모독을 당한 상황이 담겼다.

 

 

녹취에는 욕설을 시작으로 감독과 팀닥터가 고인을 폭행하면서 술을 마시는 정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에 따르면 트라이애슬론은 체급 경기가 아닌데도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최 선수를 상대로 3일이나 굶기는가 하면 슬리퍼로 뺨을 때린 정황 역시 드러났다.

 

또 감독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 온 뒤 그걸 다 먹어야 재우는 가혹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선수는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와 더불어 가혹행위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최 선수 유족과 경주시 등에 따르면 대구검찰청 경주지청에서 대구지검으로 이첩된 이 사건은 현재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에 배당됐다.

 

최 선수의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당시 그를 관리했던 감독 등은 강요와 폭행, 아동복지법 위반, 사기 혐의로, 팀탁터와 동료 선후배 선수 등은 폭행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자료와 경주체육회가 이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상대로 연 인사위원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조사를 본격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