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각종 가혹행위를 하며 23살 어린 나이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간 가해자 중 한 명인 ‘팀닥터’가 실제로는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고인은 감독과 팀닥터, 선배들에게 폭행과 기타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팀닥터는 경기와 훈련 과정에서 선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런 책임자가 의사 면허는 물론 다른 관련 면허도 갖고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협은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로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이 근본적인 잘못이며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경북 경주시청 소속이던 고인은 생전에 소속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들로부터 당한 피해 정황을 녹취록으로 남겼다.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가 주니어 선수들을 세워놓고 차례대로 뺨을 때리는 정황이 담겨 최 선수 외에 다른 피해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고인은 소속팀 팀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가량의 빵을 먹어야 하는 식고문을 당하고 복숭아 1개를 먹은 뒤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3일 동안 굶거나 슬리퍼로 뺨을 맞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과 팀닥터가 고인을 폭행하며 술을 마시는 장면도 녹취록에 담겼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