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관련, 경북 경주시가 추가조사를 거쳐 가혹행위를 한 팀 닥터(운동처방사) 등에 대해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발표한 애도문을 통해 “전 경주시청 소속 고 최숙현 선수가 지난 달 26일 불행한 일로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감독에 직무정지 처분을 내린데 이어, 폭행당사자인 팀 닥터에 대해서도 경주시와 직접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추가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파악이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팀닥터 A씨는 의사나 물리치료사 면허가 없고,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임시 고용한 운동처방사로 알려졌다. 최 선수를 비롯해 A씨에게 폭행당한 선수들은 그에게 돈을 내며 폭행을 당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씨가 선수들에게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있다. 최 선수는 진정서에서 “A씨가 물리치료비, 심리치료비 명목으로 16차례에 걸쳐 약 1500만원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경주=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