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임오경 의원 발언, 가슴에 대못박았다”

임 의원 “애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데 왜 거기 부산에 방치했느냐” / 부친 최영희 씨 “유족한테는 그런 말 하는 게 가슴에 못 박는 기분”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23세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애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데 왜 거기 부산에 방치했느냐? 집에 데리고 오지”라고 발언한 것에대해 고(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가 비판했다.

 

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고(故) 최숙현 선수의 부친 최영희씨는 임 의원과 두 번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최 씨는 “제가 임 의원의 첫 번째 전화 받았을 때도 ‘애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데 왜 거기 부산에 방치했느냐? 집에 데리고 오지’ 이런 취지의 발언도 했었다”라며 “저도 그게 제일 후회스럽다. 후회스러운데 의원님, 유족한테는 그런 말 하는 게 한 번 더 제 가슴에 못을 박는 그런 기분이 든다, 이런 식으로 제가 임오경 의원한테 이야기한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두 번째 전화 왔을 때는 이거는 철저히 조사해서 국회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하는 그런 취지로 전화 한 번 더 왔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해자 팀닥터와 관련해 충격적인 폭로도 나왔다. 최 씨는 “팀닥터가 우리 숙현이 심리치료를 한 적이 있다”며 “팀닥터가 ‘쟤는 내가 심리치료를 해서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서 애가 스스로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의사면허도 없고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는 팀닥터가 심리치료 명목으로 돈도 받았다는 의혹에 최 씨는 “숙현이는 한 달에 100만원씩 입금하고 또 심리치료한다는 목적으로 또 제가 입금한 게 한 두 번 있었다”고 말했다.

 

폭력을 가한 선배 선수 장 모씨 어머니에 대해 최 씨는 “전화를 해서 우리 딸 이렇게 만들고 너희들은 다리 펴고 잘 잤느냐, 좀 강력하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끊었다”며 “내가 전화를 계속해도 장 선수하고 그 어머니하고 아버지하고 다 전화를 안 받았다. 감독한테도 전화를 해도 안 받고.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최 씨는 “앞으로 제2의, 제3의 숙현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 엄벌해서 숙현이가 받던 고통, 가해자들도 수십 배, 수백 배 받을 수 있도록 엄정 수사를 해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임 의원은 최 선수의 동료에게 전화해 고인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돼 논란의 중심의 섰다.

 

지난 5일 TV조선보도에 따르면 임 의원은 최 선수의 검찰 고소 행위와 관련, “왜 이렇게 부모님까지 가혹하게 자식을… (가해자들을) 다른 절차가 충분히 있고, 징계를 줄 수 있고 제명을 할 수도 있는 방법이 있는데…어린 선수에게 검찰과 경찰 조사를 받게 했는지…”라고 말했다.

 

최 선수가 경주시청에서 부산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선 “좋은 팀으로 왔고, 좋게 잘 지내고 있는데 지금 부산 선생님은 무슨 죄가 있고, 부산 체육회가 무슨 죄가 있고…왜 부산 쪽까지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금 폭력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전체가 맞고 사는 줄 알아요”, “경주시청이 독특한 것이죠”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대해 임 의원은 “진상규명이 두려워 이를 끌어내리려는 보수 체육계와 이에 결탁한 보수언론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임 의원은 “최 선수는 5월 20일에야 변호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검찰과 경찰 조사를 매우 힘들어했다는 사실이 친구와의 녹취록에서 나온다”며 “이에 대해 안타까움과 아픈 마음의 표현이 왜 잘못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철인3종경기 전국 팀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아니라 경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고 싶다”며 “부산체육회도 이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걱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경주에서 일어난 일로 체육계 전체가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이 체육인 출신으로서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전화 녹취 파일이라고 하니 일부 언론에서 공격 거리를 찾고 싶었던 것 같지만 아무런 내용이 아닌 평상적인 후배와의 대화”라며 “어떤 공격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