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월까지 나라살림 적자가 7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세금은 덜 걷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지출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1∼5월 61조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조2000억원 늘었다.
1∼5월 총수입은 19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국세수입이 11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조300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법인세가 26조1000억원으로 13조9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올해 걷으려고 한 세금 목표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진도율(2차 추경예산 기준)은 40.6%로 지난해(47.3%)보다 6.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1∼5월 코로나19 세정지원에 따른 납기연장(8조9000억원)과 법인세 연결법인 분납분 납부기한 변동(1조1000억원), 종합부동산세 분납기한 변경(6000억원) 등의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면 5월까지 실제 누계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조7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5월까지 누계 총지출은 25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조5000억원 증가했다. 2차 추경으로 5월에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이 집행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세부적으로는 일반회계가 22조6000억원, 특별회계가 1조1000억원, 기금이 11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정산 등 세입세출 외 지출은 10조4000억원 줄었다. 총지출 진도율(2차 추경예산 기준)은 48.8%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이라며 “이때 재정이 역할을 못 해 경제가 주저앉으면 나중에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재정지표가 일시적으로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되 중기적 관점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내년 예산에서도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데 특별히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