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규봉 감독이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비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8일 김 감독을 포함한 경주시청 소속 일부 실업팀 감독이 매년 해외전지훈련비를 유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김 감독이 지난해 1월19일부터 3월4일까지 45일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진행된 ‘해외 전지훈련’ 직전 A여행사에 훈련비 8200여만원을 보낸 뒤 일부를 역송금받아 개인적으로 착복한 의혹이 제기돼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이 같은 해외전지훈련비 유용사례는 경주시체육회 내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김 감독은 고 최숙현 선수에게 해외전지훈련에 앞서 본인의 왕복 비행기 항공료를 지원하라고 강요했으며 최 선수가 이를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경주시체육회 한 간부는 “해외전지훈련 역송금 사례는 지난해 문제가 됐었다”며 "당시 훈련비 유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동료 선수들의 기자회견장에서도 선수들은 “해외전지훈련비 명목으로 개인당 100만원씩 갹출했다”고 폭로했다.
경주시체육회는 이날 최 선수 사망과 관련해 운동처방사 안주현씨를 성추행과 폭행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체육회는 지난 5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로부터 ‘팀닥터’ 역할을 한 안씨가 성추행했다거나 폭행했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최 선수가 한때 소속돼 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괴롭힘 피해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전·현직 선수 27명 가운데 15명을 상대로 피해 진술을 받은 데 이어 2명에 대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김규봉 감독, 안주현씨로부터 폭행 등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감독이 대한철인3종협회에서 영구제명돼 그동안 피해 진술을 하기 꺼리던 선수들에게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이영균 기자 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