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총장은 수사에 관여하지 말고 현 수사팀의 독립적 수사를 보장하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검찰청은 8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와 관련,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되 총장이 아닌 김영대 현 서울고검장이 이를 지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굳이 서울고검장을 지목한 것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처럼 윤 총장 본인은 수사를 지휘하지 않고 나중에 수사 결과만 보고를 받기로 했다. 서울고검장 지휘를 받는다는 점만 제외하면 사실상 특임검사 임명과 비슷한 형태인 셈이다. 앞으로 독립 수사본부를 이끌 본부장이 누가 되느냐에 향후 수사의 성패, 그리고 공정성 및 독립성이 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이같은 윤 총장의 입장을 언론에 전하며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결정한 사안을 법무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이미 보고를 받았으며 이를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적정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중단과 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수사 독립성 보장을 수사지휘권 발동 형식을 빌려 지시했다. 윤 총장이 이에 침묵을 지키자 추 장관은 이날 오전 “내일(9일) 아침 10시까지 입장을 알려달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