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콜롬비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주인을 대신해 고객에게 물건을 배달해주는 영리한 개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가운데, 이 개의 임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라콜 TV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데인의 한 작은 슈퍼마켓 주인 가족과 함께 사는 래브라도레트리버 종 에로스(8)는 주인이 보낸 식료품 바구니를 들고 하루 수차례 배달을 다닌다.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에로스에게 배달비는 약간의 간식과 쓰다듬는 ‘손길’이면 충분하다.
에로스는 4년 전 슈퍼마켓 운영을 시작한 주인 가족이 배달을 갈 때마다 같이 따라 나섰으며, 오랫동안 익숙해진 덕분에 물건을 받은 뒤 자신에게 간식을 준 일부 고객과 집 찾아가는 방법 등을 터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 마리아 보테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에로스는 고객 5∼6명의 이름을 안다”며 “바구니에 물건과 영수증을 담아 보내면 물건을 받은 고객들이 계좌이체로 돈을 넣는다”고 말했다.
혹여나 딴 길로 새지 않을까, 바구니의 음식을 먹지 않을까 걱정하는 고객도 있지만, 에로스는 보란듯이 자기 임무를 무사히 마친다.
보테로는 “잠시 정신이 팔릴 때도 있고, 오줌을 누기 위해 멈춰야 할 때도 있지만 늘 가던 길을 계속 간다”며 “배달 물품도 온전하게 전달한다”고 에로스를 칭찬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에로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반응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대식가인 에로스는 물건을 받은 고객이 간식을 주기 전까지 절대로 집 앞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