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불로소득을 환수하자”며 ‘기본소득토지세’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요동치는 가운데 저항 없는 증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제3의 부동산대책은 투기용 부동산의 증세와 기본소득토지세 도입’이란 글을 올려 이처럼 제안했다.
그는 최근의 부동산문제를 “과잉 유동성, 정책 왜곡과 신뢰 상실, 불안감, 투기 목적 사재기, 관대한 세금, 소유자 우위 정책 등이 결합한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3의 부동산대책은 투기용 부동산에 대해 증세하고 기본소득세를 도입해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것”이라며 “집값 폭등을 포함한 부동산문제는 토지의 유한성에 기초한 불로소득(지대) 때문이고, 지대는 경제발전과 도시집중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불로소득은 없앨 수도 없고, 없앨 이유도 없으며 헌법에도 토지공개념이 있으니 조세로 환수해 고루 혜택을 누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조세 저항 없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국토보유세 도입을 꼽아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등 기본소득 상시 도입에 난색을 보이자 “국세(국토보유세) 대신 지방세(토지보유세)를 신설해 지방정부에 징세권을 위임해 달라”며 역제안을 던진 바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실거주용 1주택은 통상적 수준의 부동산세 부과와 조세 감면으로 일부 불로소득을 허용하되 그 외 비주거용 주택이나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대부분 회수해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하게 증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부담 중복지를 거쳐 고부담 고복지 사회로 가려면 어차피 증세로 복지를 늘려야 한다”면서 “기본소득 목적 국토보유세(기본소득토지세)는 건물 아닌 토지(아파트는 대지 지분)에만 부과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저항 없는 증세의 대안으로는 증세분 전액을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균등 환급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아울러 비주거 주택 등 투기·투자용 토지에 0.5~1%까지 증세하자며 구체적인 세율까지 적시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5일 고위 공직자 대상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7일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및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폐지도 주장한 바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