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 고교 여자 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40대 교사 구속

압수된 휴대전화서 샤워실·화장실 등서 찍은 불법 촬영 영상 버젓이
2년간 수련원서 근무…경찰서 일부 여상 본인 찍었다 시인

 

경남 김해의 고교 여자 화장실에 이른바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40대 남성 교사가 구속됐다.

 

경남 김해 중부경찰서는 9일 40대 고교 교사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4일 김해의 한 고교 내 1층 여자 화장실 변기에 카메라를 불법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몰카는 화장실 청소를 하던 학교 직원에 의해 설치된 지 약 2분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신고를 받고 학교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수사를 벌여 A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그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등에서 불법 촬영으로 보이는 다수 영상을 찾아내 이전에 근무한 학교 등에서도 몰카를 설치해 불법 촬영을 했는지 등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번 학교로 발령나기 전 학생들이 1박 이상 머무르는 수련원에서 근무했다.

 

경찰이 압수한 그의 휴대전화에는 샤워실과 화장실 등에서 찍은 불법 촬영 영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년 3월∼지난 2월 수련원에서 근무하면서 방문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수련원에는 1년에 최대 3000명가량 경남의 초·중·고교생이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1박 이상 머무르기 때문에 샤워실 등이 마련돼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휴대전화에 있는 불법 촬영 영상 중 일부는 본인이 찍은 것이라고 시인했다.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장소 중에는 이전에 일했던 다른 근무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련원 측은 이날 샤워실과 화장실 등을 확인한 결과 불법 촬영 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에도 경남 창녕의 중학교에서 교직원들만 사용하는 2층 여자 화장실에서 교직원이 몰카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수사망을 좁혀오자 30대인 교사 B씨가 3일 후인 지난달 29일 자수했다.

 

경찰은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남교육청은 김해와 창녕 두 학교 교사가 변기에 몰카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둘 간 연관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남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도내 전 학교에 대해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장비를 이용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