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재가 오후 11시 현재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이날 오전 10시44분 서울시장 공관을 나선 뒤 12시간 넘도록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점과 이날 오전 10시53분 종로구 와룡공원 폐쇄회로(CC)TV에 박 시장 모습이 포착된 점 등을 토대로 인근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17분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기동대 2개 중대와 형사, 드론, 경찰견 등을 투입해 박 시장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그러나 경찰이 5시간 넘게 수색 작업을 벌였음에도 아직까지 박 시장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북악산 자락의 길상사 주변과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와룡공원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튿날(10일) 새벽까지 수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일출과 함께 구조용 헬기도 동원해 수색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과거 비서로 근무한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박 시장이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으며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으로 개인적 사진도 보냈다고 전날 고소장을 냈다고 한다. 이에 이날 박 시장의 실종이 피소 사실과 관련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은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공관에서는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현재까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박 시장의 피소 여부 등에 대해선 일절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이날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았으며, 현재 상황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오전 10시44분 종로구 가회동 소재 공관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박 시장이 외출하기 직전인 오전 10시40분쯤엔 “부득이한 사정으로 박 시장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공지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4시40분 시청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 역시 취소됐다. 서울시 간부급 공무원들은 시청에서 비상 대기 중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