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같은 말 남기고 연락두절” 딸 신고로 실종 박원순 수색

행방 13시간 넘게 묘연…수색 6시간 넘겨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시청에서 ‘서울판 그린뉴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방이 날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이날 오전 10시44분 서울시장 공관을 나선 지 13시간, 경찰의 수색이 시작된 지 6시간이 넘었지만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서울 성북구 길상사 인근과 같은 날 오전 10시53분 박 시장 모습이 포착된 종로구 와룡공원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17분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기동대 2개 중대와 형사, 드론, 경찰견 등을 투입해 박 시장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그러나 경찰이 5시간 넘게 수색 작업을 벌였음에도 아직까지 박 시장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북악산 자락의 길상사 주변과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와룡공원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10일 새벽까지 수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일출과 함께 구조용 헬기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된 9일 저녁 서울 성북구 북악산 자락 일대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박 시장은 과거 비서로 근무한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박 시장이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으며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으로 개인적 사진도 보냈다고 전날 고소장을 냈다고 한다. 이에 이날 박 시장의 실종이 피소 사실과 관련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은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공관에서는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경찰은 현재까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또 박 시장의 피소 여부 등에 대해 일절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이날 몸이 좋지 않아 출근하지 않았으며, 현재 상황을 확인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오전 10시44분 종로구 가회동 소재 공관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박 시장이 외출하기 직전인 오전 10시40분쯤엔 “부득이한 사정으로 박 시장의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고 출입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공지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4시40분 시청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 역시 취소됐다. 서울시 간부급 공무원들은 시청에서 비상 대기중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