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가 접수된 다음날인 10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이날 새벽 박 시장의 시신을 이송한 차량이 도착하자 서울대병원에서는 지인과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이 “사랑한다”, “미안하다”라고 외치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날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날 0시1분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한 중년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고, 이 남성이 박 시장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딸은 전날 오후 5시17분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기동대 2개 중대와 드론, 경찰견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박 시장의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과거 비서로 근무한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박 시장이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으며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개인적 사진도 보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에 박 시장의 실종이 피소 사실과 관련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은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공관에서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도 발견됐다. 다만 경찰은 시신의 상태나 메모 내용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수색 7시간 만에 발견된 박 시장의 시신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감식 절차를 거쳐 시신을 서울대병원으로 옮겼고, 오전 3시30분쯤 영안실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3시쯤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문 앞에서 이송 차량을 기다리던 박 시장의 지인과 지지자들은 차량이 도착하자 오열하며 “일어나라 박원순”, “사랑한다 박원순”, “미안하다 박원순” 등을 외쳤다. 경찰은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