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실종됐던 그 때, 추미애는 SNS에 ‘선물 자랑’ 구설수

“그저 꽃다발, 간식 아닌 개혁 향한 염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SNS에 올린 게시글 일부. 페이스북 캡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돼 생사가 불분명하던 지난 9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지자들로부터 온 선물 사진을 올려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추 장관은 박 시장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돼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지던 당일 오후 7시40분쯤 페이스북에 “이 페이지에 다 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국민께서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간식과 꽃다발, 편지 사진을 올렸다. 추 장관은 “그저 꽃다발, 간식이 아니며 저 개인을 위한 선물도 아닐 것”이라면서 “(검찰·사법)개혁을 향한 국민의 염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며 “제 앞에 주어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던 장진영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분은 뉴스도 안 보고 보고도 안 받으시나”라며 “박 시장의 (실종) 뉴스로 다들 걱정하고 있는 엄중한 와중에 선물 자랑질을 하다니…”라고 일침을 놨다. 추 장관이 올린 게시물에도 대부분 지지자들의 응원 댓글 속에 간간히 추 장관의 게시물을 비판하는 의견이 달렸다.

 

추 장관은 이어 같은 날 오후 11시50분쯤에는 전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의 SNS 게시글 논란과 관련해 “(최 대표가 올린 문안은) 제가 작성한 것”이라면서 “특정 의원과의 연관성 등 오보를 지속하며 신용을 훼손한다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알려드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 대표가 법무부 출입기자단에 보내진 것과 다른 공지문을 SNS에 올리면서 ‘국정농단’이라는 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9일 실종된 끝에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자료사진

경찰은 이날 오후 5시17분 박 시장의 딸로부터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박 시장은 실종 13시간여만이자 수색 7시간여만인 10일 0시1분,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시신은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과거 비서로 근무한 한 여성으로부터 지난 8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박 시장이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으며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으로 개인적 사진도 보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의 실종과 죽음이 그의 피소 사실과 관련된 것 아니냔 추측이 나온다. 추 장관은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엔 페이스북에 흰 국화 사진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