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질문에 ‘버럭’…이해찬 “고인에 예의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故(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분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박 시장의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박 시장에 대해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불모지였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 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 하겠다”고 했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김 의원은 취재진에 “오늘은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유족들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이 마음이 슬퍼서 이야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다”며 “모레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빈소를 찾아 “박 시장과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존경하는 동지이기도 하다”며 “친구이자 동지인 박 시장이 너무 원망스럽다.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에게 가혹하고 그런 것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박원순을 따르고 그가 개척해온 길을 함께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개인적으로 막막하기만 하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 노회찬 의원이 떠날 때 제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제 평생 가슴에 또 다른 블랙홀을 새겨놓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빈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개호 의원, 손학규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 시장의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고 밝혔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은 직접 조문을 갈 것으로 전해졌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