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폭행 혐의 ‘팀닥터’… 잠적 열흘 만에 경찰 체포

2013년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한 최숙현 선수. 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른바 ‘팀닥터’ 안주현(45)씨가 10일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최 선수의 사망 사건이 불거진 뒤 잠적하다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은 10일 폭행 및 불법의료행위 등 혐의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인 안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팀 내에서 ‘팀닥터’로 불렸지만 실제 의사나 물리치료사 면허는 없고 그냥 운동처방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 선수는 생전에 훈련 중 가혹행위 가해자로 경주시청팀의 김규봉 감독을 비롯해 운동처방사 안씨, 선배 선수 2명 등 총 4명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3월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최 선수가 남긴 녹취록, 일지 등과 동료들의 피해 증언이 잇따르자 경주시체육회와 철인3종협회 등도 성추행과 폭행 등 혐의로 안씨를 고발했다. 최 선수가 남긴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취록에는 안씨가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라며 20여분간 최 선수와 동료 선수들을 폭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조사가 이어졌지만 안씨는 그동안 경주시체육회나 경주시청의 연락을 받지 않고 체육회 인사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잠적해왔다.

 

안씨는 금품 횡령 등의 혐의도 받는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심리치료’, ‘몸 상태관리’ 등 명목으로 안씨의 계좌에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