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8초는 피하고, 기간도 길게”… 코로나가 바꾼 휴가 풍경

기업들 ‘모범 운영 가이드’ 마련 / 사무직에만 상시휴가제 실시한 삼성 / 올해는 모든 직군에 분산 신청 권장 / LG전자 여름휴가 7∼12월로 길게 잡아 / SK이노 2주 이상 ‘빅 브레이크’ 시행 / 연차 사용 장려 기업 작년比 10%P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요 기업들의 휴가 풍속을 바꿔놓고 있다.

통상 ‘7말 8초’로 불리는 성수기에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이 많았지만, 올해는 1년 중 언제든, 기간도 길게 쓸 수 있는 풍토가 확산하고 있다. 휴가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거리두기 등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은 12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등 20여개 계열사 직원 20여만명을 대상으로 ‘하계휴가 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2016년부터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여름휴가 기간 없이 원하는 때에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상시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제조사업장을 운영하는 계열사의 경우 생산 차질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기간에 단체로 휴가를 가는 ‘집중 휴가제’를 일부 적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무직과 제조직 등 모든 직군에서 여름휴가를 7∼9월에 분산해서 가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삼성은 “국내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와 해외 방문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임직원들이 여름휴가를 가급적 국내에서 보내도록 권장했다”며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회사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출국 가능하며, 귀국 후에는 14일간 자가격리 등 방역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그룹과 SK그룹은 연중 상시 휴가제를 도입해 자유로운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여름휴가 기간을 7월부터 12월까지 길게 잡아 분산되도록 유도했다.

SK이노베이션은 휴일을 포함해 2주 이상 휴가를 떠날 수 있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적용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임직원이 원하는 때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GS건설은 임직원들이 연차휴가를 활용해 20일 이상 ‘안식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하고, 여름 휴가는 6∼8월 동안 2주가량 낼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일반직은 여름 휴가 기간을 7∼9월로, 연구소는 7∼10월로 하면서 여름 휴가에 개인 연월차를 붙여서 쓰라고 권장했다.

기업들이 임직원의 휴가 사용을 권장하는 분위기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93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기업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를 시행해 연차휴가 사용을 장려한다는 기업은 지난해(52.7%)보다 10%포인트 늘어난 62.7%였다. 촉진제도 시행 이유에 대해서는 ‘연차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이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고,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 차원(39.2%), 최근 경영여건과 무관한 관행적인 시행(13.7%) 등이 뒤를 이었다. 하계휴가를 실시하는 기업의 48.4%는 올해 하계휴가비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응답해 작년보다 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