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박원순 성추행 의혹 관련 "사건 담당하게 될 수 있겠다 싶어 말 더욱 아끼고 있다"

임 부장검사 "미투 이야기를 접한 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피소된 분들 중 울산시민도 있을 것"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지난해 10월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투 이야기를 접한 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피소된 분들 중 울산시민도 있을 것"이라며 "사건을 담당하게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말을 더욱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래 몇몇 분들과 일부 매체에서 저와 서지현 검사를 목놓아 부른 것과 관련해 한마디 덧붙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임 부장검사의 발언은 박 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전 비서 측이 2차 가해에 대해 고소한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전 비서 측은 지난 13일 인터넷상 신상털기와 비난 등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진 2차 가해와 관련해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임 부장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나 분석은 내리지 않았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 일만으로도 능력이 벅차 검찰 밖 일은 지금까지처럼 깊이 공부해 벗들과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혹여 세상만사에 대한 제 짧은 생각을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또 "일부 언론의 부름에 편하게 답하기 어려운 제 직에 대해 더욱 양해 구한다"고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제 직과 제 말의 무게를 알고, 얼마나 공격받을지는 경험으로 더 잘 알기에 아는 만큼 필요 최소한으로 말하려 한다"며 "검찰 내부 고발자로 8년을 견딘 생존력은 자기검열이다. 앞으로도 아는 만큼만 말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앞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사법연수원 33기) 검사도 박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 검사는 지난 13일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아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적은 뒤 계정을 폐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