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열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인이 더 많이 죽는다”고 말해 논란에 또다시 불을 붙였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왜 흑인이 사법기관에 의해 죽어야 하느냐’ 질문에 “백인이 더 많이 경찰의 손에 죽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백인이 그렇다 (경찰의 손에 죽는다)”며 “정말 끔찍한 질문”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CBS는 흑인이 백인보다 경찰과 상호작용 중 살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수 연구결과라고 지적했다. 2018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 남성이 백인 남성보다 법 집행 중 살해될 가능성이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는 전했다. 아울러 하버드대가 지난달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3~2017년 경찰에 의해 살해된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많았지만 백인과 흑인 인구비를 고려하면 흑인이 백인보다 3배나 경찰에 의해 살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시위대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지목하며 옛 남부연합 관련 깃발 등에 대해 철거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남부연합 깃발 문제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문제”라고 응수했다. 플로이드 사태 이후 미국에서 남부연합 관련 상징물을 철거 열풍이 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 지우기’라며 이를 비판한 바 있다.
인터뷰 진행자가 ‘남부연합 깃발은 많은 미국인에게 노예제를 떠올리게 하는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연합 깃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노예제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선거 유세에 남부연합 깃발을 들고나오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인 답변 대신 “표현의 자유의 문제에 해당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