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깔따구 유충’ 나온지 9일째…주민은 여전히 생수로 샤워 중

인천서 17일 기준 272건 민원 접수
환경부,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과 동일한 전국 44곳 현장점검
지난 16일 인천시 서구 소재 음식점에 생수 사용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인천=연합뉴스

 

인천 서구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지 9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주민들은 생수로 샤워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으며, 커피숍과 음식점도 모든 제조 과정을 생수로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수돗물 유충 관련 공식 접수 민원은 총 272건이다. 서구 270건, 강화 1건, 영종 1건이다.

 

시는 지난 9일부터 접수한 194건의 민원을 조사한 결과 90곳에서 실제 유충을 확인했다.

 

이날 수돗물 의심 신고를 받은 경기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아파트 1곳과 마도면 직업훈련 교도소에서 접수된 3건의 정수장과 배수지를 모두 확인한 결과 유충 서식 등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수지 정수장과 석우 배수지를 통해, 직업훈련 교도소는 화성 정수장과 마도 배수지를 통해 수돗물을 각각 공급받는다.

 

시는 동탄 아파트에서 발견된 이물질은 유충이 맞는지 국립생물자원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한편 교도소 신고 건은 재소자 화장실의 수도꼭지에서 나방파리 유충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유충 민원이 제기된 시흥에서 현장을 확인했지만, 신고세대 외에는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구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서부수도사업소에서 서구 각 지역 구민에게 전달할 생수가 차량에 실리고 있다. 인천=뉴시스

 

이번 사태로 환경당국은 전국 정수장과 배수지의 위생상태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현재 문제가 된 인천 서구에 수돗물을 공급한 공촌 정수장과 동일한 입상활성탄지를 운영 중인 전국 44곳을 현장점검 중이다.

 

당국은 최근 인천 수돗물에서 나온 깔따구 유충은 공촌 정수장의 입상활성탄지에서 번식하다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상활성탄지는 수돗물의 맛과 냄새, 미량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활성탄지는 일종의 산업용 숯이다.

 

환경부는 입성활성탄지 내 유충과 민원이 제기된 지역의 그것이 일치하는지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날 공동 원인 조사반을 구성해 유충 번식 원인의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반은 상황 종료 시까지 활동하며, 유충의 발생 원인과 정수시설 안정성 확보 방안,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마전동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생수를 사용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앞서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빌라의 주민이 깔따구 유충 민원을 접수하면서 이번 수돗물 사태가 불거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