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7일 밤 구속되면서 공범으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강요 미수 혐의로 청구된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여권인사의 비리를 캐내고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앞세워 협박했으나 실패했다며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가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 전 기자와 관련자들이 광범위하게 증거를 없애 수사를 방해했고, 향후 증거를 없앨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체적 진실 발견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하지 않으면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협박한 혐의 등을 받는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 관련 의혹을 보도했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4월 이 전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한 검사장도 ‘성명 불상의 검사’로 함께 고발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서 대검 지휘부와 윤 총장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이 사건은 수사지휘권을 놓고 대검 지휘부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갈등을 빚었다. 결국 추 장관의 지휘에 따라 수사 전권을 넘겨받은 중앙지검은 지난 15일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에 대한 외부인 판단이 이뤄지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 띄운 승부수가 적중했다.
이 전 기자가 구속되면서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 검사장 측은 이 전 기자의 취재 과정에 공모하지 않았고, 이번 사건 자체가 정치권과 언론이 조작한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일단 이 기자 구속으로 수사팀은 오는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수사심위위가 이 기자 등에 대한 계속 수사와 기소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면 검찰 내부에서 견제와 비판을 받았던 수사의 정당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게 되고, 이는 한 검사장 수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반면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이나 불기소를 권고할 경우 수사팀이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된다.
대검은 24일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수사심의위 절차를 진행한 뒤 오후 6시부터 숙의 및 표결을 거쳐 오후 늦게 결론을 내린다. 이 기자와 한 검사장, 이 전 대표가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계획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