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콩보안법 ‘충성맹세’ 거부 줄이어

조슈아 웡 등 민주진영 인사 포함
입법회선거서 쟁점으로 급부상… 선관위 후보 자격 박탈 가능성도
조슈아 웡(왼쪽). AP연합뉴스

오는 9월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2014년 민주화 시위 주역인 조슈아 웡을 비롯한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우치와이 주석과 레스터 슘 구의원 등 일부 야권 인사들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이 요구하는 ‘충성맹세’를 거부하고 나섰다. 특히 야권 내부에서도 충성맹세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입법회 선거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웡은 “이미 후보 자격 박탈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충성맹세 여부가 내 후보 자격 획득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충성맹세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웡은 지난해 11월 구의회 선거 출마에 앞서 충성 서약을 했지만, 선관위는 그가 홍콩 헌법인 기본법과 정부에 대한 충성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이처럼 홍콩 선관위가 후보의 사상 등을 문제 삼아 후보 자격을 박탈한 사례는 2016년 이후 1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도 오웬 차우 카싱 구 의원과 또 다른 야당인 국민권력당(The People Power party) 후보 2명 등도 충성맹세를 거부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 6조는 공직을 맡는 홍콩인은 서면이나 구두로 홍콩 헌법 격인 기본법과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입법회 선거는 오는 9월 6일 치러지고, 선거 후보 등록은 이달 말까지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약 홍콩보안법이 요구하는 충성맹세를 거부하면 선관위에 의해 후보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후보 간에 충성맹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야권 내에서 내분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일부 인사들은 “기술적인 이유로 후보자격 박탈이라는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구의회 선거에 앞서 했던 것처럼 서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또 다른 민주 인사들은 단합된 투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충성맹세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파 진영 후보인 벤터스 라우는 “만약 선관위 직원이 내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면 그는 법정에서 나를 만나야 할 것”이라며 “충성맹세라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후보 자격 박탈의 빌미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