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114.3㎡가 지난 14일 전세 보증금 9억원(5층)에 계약됐다. 지난 3일 같은 층이 7억4000만원에 계약된 것보다 1억6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이 시행되면 임대료 상승폭이 제한되기에 임대인이 미리 전세금을 대폭 높인 것이다.
서울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84.9㎡는 16일 6억5000만원(1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역대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6개월 만의 1억원 상승이다.
대책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매매 시장 참여자의 맷집도 세지고 있다. 6·17대책 이후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반에서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게 이런 이유다. 2017년 문재인정부 첫 대책인 6·17대책부터 2020년 현재까지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요자의 규제 내성이 커진 탓이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6·17대책 이후 현재까지 △강북(1.35%) △송파(1.29%) △구로(1.20%) △도봉(1.18%) △강동(1.14%) △노원(1.13%) △관악(1.08%) △성북(1.03%) 순으로 아파트 오름폭이 크게 나타났다. 수도권은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 유동성이 다시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광명, 의왕 일대로 유입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본격적인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시장이 일시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지만, 주택 시장을 하락으로 이끌기에는 내 집 마련 수요층의 조급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