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중’만 한 사이 거침없이 치고 올라온 이재명

이낙연 지지율 추락세 이재명은 상승세
이낙연 이해찬 눈치보느라 현안도 ‘신중’
8월 전당대회 전 이 지사가 역전할 지 ‘관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차기 주자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지면서 두 유력후보 간 정면 승부가 시작됐다.

 

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23.3%, 이 지사는 18.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두 사람 간 선호도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처음 들어섰다. 야권에서 대망론을 불러일으키는 윤석열 검찰총장 선호도는 14.3%로 이 지사의 뒤를 이었다. 6월 말 조사(10.1%)보다 4.2%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기사회생한 후 3%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특히 각 종 현안에 거침없이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는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서울 강남 요지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그곳은 투기자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도심 재개발, 도심의 용적률 상향, 경기도 일원의 신규택지 개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물의를 빚어 자리가 비게 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 지사는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우리(민주당)가 규정으로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에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놓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지켜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상상을 못했다. 그렇다고 이것을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또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도저히 정치적으로 견딜 수가 없다. 그러면 당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정도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원 눈치 보느라 서울·부산시장 선거 공천 문제를 피해가려는 일부 주자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거침없이 치고 나가는 이 지사와 달리 이 의원은 ‘부자 몸조심’하는 모양새다. 출마선언 이후에는 과감하게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했지만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 사건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사과를 한 뒤에 언급했다. 이미 차기 당권주자들에게 시선이 쏠리는데 여전히 이 대표 눈치를 너무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는 사이 이 지사는 사법부의 족쇄로부터 풀려났고, 지지율에 탄력을 받아 이 의원과 격차를 좁혔다. 전당대회 끝나기 전 이 의원의 지지율이 이 지사에게 역전되면 당대표 선거에서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정말 이 지사에게 역전되면 김부겸 전 의원을 지지하는 쪽이 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지 않느냐”며 “당대표가 되더라도 힘을 제대로 못 발휘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