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이어 서울 중구 소재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해당 오피스텔에서 채취한 수돗물 시료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수도관이 아닌 배수로를 통해 벌레가 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민원인의 샤워기, 세면대, 주방싱크대, 저수조(물탱크), 관리사무실, 경비실, 인근 지점 등 총 9곳에서 채수된 수돗물 시료를 서울물연구원이 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이물질이나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세대의 급수계통인 뚝도아리수정수센터와 배수지는 물론 해당 건물의 지하저수조에서도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해당 오피스텔에서 이날 오후 4시까지 다른 세대의 추가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시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어진 지 15년이 넘었으며, 지하저수조를 통한 간접급수 방식으로 각 세대에 수돗물이 공급된다.
시는 “샤워실 배수로(배수 트렌치)가 깨끗하지 않아 벌레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한 달 전에도 유사한 벌레가 발견된 사례가 있으며 배수구에 물이 고여 있던 곳에서 벌레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당 오피스텔 관리소장의 말을 전했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오후 11시쯤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샤워를 한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중부수도사업소에 접수됐다. 이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유충을 회수한 뒤 유입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유충은 약 1㎝ 크기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인천 서구에서 처음으로 수돗물 유충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인천 부평구, 계양구, 강화군 등에서도 추가로 신고가 접수되면서 지난 18일까지 총 144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