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수장 점검 선제 대응…'수돗물 유충' 불안감 진화 나서

서울시 “시료 이상없어… 외적요인인 듯”
인천·파주 이어 전국 각지서 신고
시민불안 확산 속 丁총리 “신속조사”
서울 성동구 뚝도 아리수정수센터의 약품과 부유물질을 가라 앉히는 침전지 모습. 연합뉴스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데 이어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세면대, 싱크대, 샤워기 등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수돗물 오염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전국 정수장 긴급 전수조사를 통한 선제적 대응을 지시했다.

현장조사를 벌인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유충이 정수 생산·공급 과정에서 들어갔기보다는 가정 내 배수구나 저수조 등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중구 소재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민원이 1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김모씨는 전날 오후 11시쯤 샤워 후 욕실 바닥에 꿈틀거리는 1㎝ 정도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의 붉은 벌레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서울시 상수도본부는 벌레와 김씨 오피스텔 수돗물을 수거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 “수돗물에서 이물질이나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수도관이 아닌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당 오피스텔 관리소장도 “15년 이상 된 건물로 샤워실 배수로가 깨끗하지 않아 벌레가 발생한 것 같다”며 “한 달 전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DNA검사 등을 통해 해당 벌레의 실체를 가리기로 했다.

경기 파주에선 수돗물 유충 발견 의심 신고가 2건 접수됐다. 금촌동 아파트 거주 A씨와 와동동 운정신도시 주민 B씨는 전날 각각 세면대에서 움직이는 유충을 발견해 관리사무소 등에 신고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수질 검사를 했지만 이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의 한 아파트 주민은 이날 ‘세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부산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실지렁이.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4∼19일 ‘유충 등의 수돗물 이물질’ 신고가 부산진구·사상구·영도구에서 2건씩 등 총 11건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환경부 주관으로 인천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기관과 협력해 신속히 원인조사를 시행하고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점검도 조속히 추진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송민섭·이현미 기자, 전국종합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