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를 벗어나 넓은 정원 위에 자리 잡은 숙소는 바쁜 여정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여유와 포근함을 선사한다. 더구나 조금 전까지 머물던 구시가지가 석양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감상하기에 더할 수 없는 장소였다.
다음날 호텔에서의 아침을 느긋하게 즐기고, 안달루시아 최대 도시이자 스페인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세비야로 향한다. 코르도바에서 세비야로 이르는 길은 오렌지 나무들이 안내한다. 1시간 30여분을 달려 오렌지 나무들 사이로 도시가 드러나고 이윽고 유럽에서 가장 큰 고딕 사원이라는 세비야 대성당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세비야에 도착함을 실감한다. 대성당에서 멀지 않은 숙소를 찾기 위해 작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이어 세 번째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관광 도시답게 도심 곳곳에서는 스페인 전통음악이 흘러나오고 특산품과 플라멩코 무희 인형들을 전시한 가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대도시답게 호텔 로비도 번잡하다.
세비야에서 처음으로 찾은 곳은 세비야 대성당이다. 세비야 성모 성당은 로마 가톨릭 대성당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일 뿐 아니라, 가장 큰 고딕 양식 성당이다. 1987년 유네스코에 의해 인접한 알 카자르 궁전 단지와 인디아 일반기록원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1400년쯤 시작해 건설에 100년이 걸린 성당은 원래 알 모아데 모스크가 있던 자리 위에 세워졌다. 당시 세비야 사람들은 부유한 무역 중심지 위상만큼이나 거대한 규모의 성당을 짓기 위해 모스크를 허물었다고 한다. 대성당 총 면적은 1만1520㎡로 고딕구간만 길이 126m, 폭 76m에 달한다. 트란셉트 중심부 최대 높이는 42m이며 지랄다(Giralda) 타워에서 기상 베인까지의 총 높이는 104.5m이다. 세비야 대성당보다 크다는 두 교회는 주교들의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지위면에서 보면 세비야 대성당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할 수 있다.
성당은 내부에 그림, 조각품, 목조 조각 등 훌륭한 예술 작품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플라테레스크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또한 세비야 대성당의 유명한 자랑거리 중 하나는 콜럼버스 무덤이 있다는 것이다. 성당 내부에 19세기의 무덤 하나가 있는데, 이 무덤에 그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고 한다.
너무나도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성당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예약증이 있어야 한다. 미리 예약해둔 시간대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선다. 거리 곳곳에는 재스민의 향기가 반기고 세계 각국 언어가 곳곳에서 들린다. 한낮 햇살이 가득한 거리에는 활기가 넘친다. 서둘러 도시 거리를 지나 성당 앞에 도착한다. 성당 앞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늘어선 사람들을 헤치며 드디어 세비야 대성당에 들어선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