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묻지마 폭행’ 저질러놓고 “술 취해 기억 안난다”

경찰 조사 거부해 피해자만 결국 이사 결심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으로 공분이 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사천시에서 한 50대 남성이 생면부지의 여성을 집 앞까지 뒤따라가 때리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A(50대)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쯤 사천시 벌리동의 한 다가구주택 앞에서 B(30대·여)씨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무차별 폭행했다. 당시 B씨는 자택인 2층에서 집 비밀번호를 누르던 중 뒤에서 숨소리가 나 뒤돌아보니 A씨가 서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내 아들이 깡패인데 너 같은 X은 맞아야 한다’며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그 자리에서 달아나 인근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그런 B씨를 쫓아가기까지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으나 많이 놀라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면식도 없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신분과 주거지를 파악하고 돌려보냈으나, 그는 이후 경찰의 소환 통보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며 조사를 미뤘다고 한다. 그 사이 피해자 B씨는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이사까지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적 절차에 따라 A씨를 체포하거나 구속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월26일 오후 1시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 역사 내 1층에서 이모(32)씨가 전혀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씨는 이 밖에도 서울역 인근에서 행인을 밀치는 등 4차례의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법원은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번번이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에도 이번 사건을 포함해 묻지마 폭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