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언…직원 1600명 실직 위기

국내 항공사간 첫 M&A 무산…계약 파기 책임 놓고 소송 불가피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뉴스1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공시에서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공시 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이스타항공이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모두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이번 합병 무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사들의 사정이 극도로 어려워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1600명 직원이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임금을 포기하며 월급을 기다려왔는데 모두 실직자가 될 위기에 몰렸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선결 조건 이행 여부를 두고 입장차가 엇갈리는 만큼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