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국내 첫 항공사 간 기업결합이 좌초되면서 이스타항공의 직원 1600명은 대량 실직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양사가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 7개월여만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계약 파기 책임을 놓고 법적 공방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직원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을 해결해야 인수계약 조건이 이행된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손실에 따른 책임은 인수자인 제주항공에 있다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인수·합병 무산으로 대량 실직이 우려되는 만큼 우선 이스타항공의 자구책을 살펴보면서 체당금 신속지급 등 고용안정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