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3일 하이난(海南)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첫 화성 탐사선인 톈원(天問) 1호를 발사했다. 거침없는 중국 ‘우주굴기’를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보다 앞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독자적인 화성 탐사에 나섰다.
만약 중국이 이번에 성공하면 이는 미국과 구소련(러시아)에 이은 세계 세 번째다. 중국이 우주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상징적인 프로젝트인 셈이다. 미국도 중국 우주굴기에 맞서 지난해 우주탐사 재개를 선언하고 올해 안에 화성 미생물 흔적 탐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톈원’은 ‘하늘에 묻는다’(天問)는 뜻으로 기원전 3세기 춘추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의 시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다. 올해로 로켓 개발 50주년을 맞은 중국은 4월24일 ‘항공우주의 날’을 맞아 향후 추진할 행성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을 ‘톈원’으로 정했다. 중국은 2016년 지구와 달 너머 행성을 탐사한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한 이후 화성 탐사선을 준비해 왔다.
중국의 우주탐사 활동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에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표면을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한 후 탐사차와 착륙선을 모두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키고, 지난해에는 창어 4호를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킨 바 있다.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중국 우주굴기에 미국도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8일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담은 행정각서에 서명하면서 우주탐사 재개를 선언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30일에서 8월15일까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 미생물 흔적을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2033년에는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달 탐사를 중단했지만, 2023년을 목표로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도 재개하기로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