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소수자를 사랑…” 차별금지법 제정 힘 싣는 개신교계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종교계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 법 제정을 번번이 가로막던 개신교계에서 집단 지지 의사가 잇따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성공회 등 110개 단체와 교회, 1384명의 개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리스도교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며 “타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일관되게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등 81개 기독교계 단체가 “정치권의 법 제정 노력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교단 차원에서 차별금지법 지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21대 국회의원들이 지금 바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법 절차를 시작할 것 △차별금지 사유 가운데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문제 삼는 일부 세력의 반대를 두려워하지 말 것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동의하고 지지하는 많은 그리스도인과 시민이 함께 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법 제정을 위해 앞장설 것 등을 촉구했다.

종교계 전체로 놓고 봤을 땐 일부이긴 하나, 연일 이어지는 집단 움직임에서 변화한 개신교계 내부 기류를 읽을 수 있다. 그동안 개신교계가 똘똘뭉쳐 이 법 제정을 번번이 좌절시킨 장본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지지 의사를 밝힌 단체들은 모두 성명서에서 “기독교가 차별과 혐오가 아닌 소수자에 대한 사랑이 근간인 종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개신교계에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보호법이요 동성애반대자 처벌법이므로 그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