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채널A 기자 대화, ‘공모관계 성립’ 논쟁

외부 전문가 수사심의위 열려
이철 측 “공모 증거 더 있다” 주장
韓검사장 측 “의혹 씌우려 공작”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왼쪽)와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관련 수사·기소의 적절성을 외부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24일 열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심의위에서는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2월 나눈 대화가 공모관계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측은 검언유착을 제보한 지모씨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이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 의혹을 씌우기 위해 ‘공작’을 펼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측인 장경식 변호사는 오후 5시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검찰 측으로부터) 신라젠 투자심사를 받던 직원들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루된 정황에 대해 들은 게 있으면 이야기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이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심의위에서 수사 내용을 아는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유착해 정보를 흘려줬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번 심의위는 이 전 대표 측이 먼저 신청했고 이 전 기자가 맞불을 놓으면서 판이 커졌다. 한 검사장 역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심의위를 요청하는 등 한 사건을 놓고 5건의 소집이 신청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과 관련한 심의위에서 위원들의 신분이 노출된 탓인지 이날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대검 청사로 입장했다. 양창수 위원장을 포함한 16명의 위원들이 심의위에 모두 자리했다. 양 위원장은 검찰청에 들어서며 취재진을 향해 손으로 ‘V’를 그리는 여유도 보였다.

 

남부구치소와 서울구치소에 각각 수감된 이 전 대표와 이 전 기자도 호송차량을 타고 청사로 들어섰다. 한 검사장 역시 이날 회의에 참석했고,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측인 김종필·주진우 변호사도 언론의 눈을 피해 입장했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이 전 대표는 화장실 갈 때도 마주칠 수 없도록 철저하게 분리됐다.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심의위원회 주재를 위해 차를 타고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팀과 사건관계인들은 이날 30페이지 이내의 의견서를 수사심의위에 제출하고 각자의 의견을 발표했다. 대검 형사부도 이 전 기자에게 강요 미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심의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만약 대검의 의견서가 전달됐다면 “지시위반이고 별도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