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이라크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 근로자 70여명을 추가로 데려오기 위해 2차로 전세기를 띄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31일 오전 이라크 내 우리 근로자 70여명이 민간 임시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추가 귀국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8명 늘어 총 1만4251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과 지역발생 사례 모두 증가하면서 일일 확진자 수 20명대 기록은 사흘 만에 무너졌다. 확진자 가운데 지역발생은 14명이고 해외유입이 34명으로 지역발생의 배를 넘었다.
특히 ‘러시아 선원발 코로나’가 부산항을 넘어 전국 항만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항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러시아 선박에서 또다시 12명의 선원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한 달 새 부산항 입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90명으로 늘었다.
이날 부산 국립검역소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산항 북항 신선대 부두에 들어온 러시아 어선 페트르원호(7733t급·승선원 94명)에서 선원 12명이 추가로 검체검사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이 배에선 지난 24일 확진자 32명이 나와 한 배에서만 확진자 44명이 발생한 상태다. 검역소 측은 확진자 12명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하고, 나머지 선원에 대해 다음 주 중 추가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다.
같은 날 부산시 보건당국은 해당 선박에서 수리작업을 맡은 업체 직원 1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28일 시행한 2차 진단검사에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페트르원호 연관 확진자는 수리업체 직원 9명과 직원과 접촉한 가족 2명 등 모두 11명이 됐다. 시 보건당국은 페트르원호 수리에 참여한 업체 직원을 모두 241명으로 파악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6일 오후 2시 인천 북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6800t급 화물선에 타고 있던 60대 러시아인 선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인천항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화물선에는 2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나 나머지 19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을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하고 나머지 선원 19명은 선내에 14일간 격리 조치했다.
한편 정부는 중국·베트남·캄보디아 3개국에 14일 이내로 출장을 다녀오는 국내 기업인에게는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외교·공무·협정 비자 소유자, 입국 전 재외공관을 통해 계약·투자 등 사업상 목적과 국제대회 참석 확인자, 공익적·인도적 목적으로 방문하는 입국자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해왔다.
중대본은 “오늘부터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코로나19 '저위험국가'에 14일 이내로 출장을 다녀오시는 국내 기업인들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며 “특권이 부여되는 만큼 기업에서는 책임의식을 갖고 많은 기업이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방역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여름방학 기간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PC방과 노래방에 대한 점검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다음달 3일부터 14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 지역경찰,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과 함께 전국 피서지와 번화가 등을 중심으로 PC방과 노래연습장 등을 점검하고, 마스크 착용과 이용자 간격 유지 등 코로나19 행동수칙을 지키는지를 주로 살필 예정이다. 교육부도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올 2학기에도 각 대학 외국인 유학생들이 가급적 자국에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면수업이 필요한 강의의 경우 내년도 1학기에 듣도록 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대학 원격수업 질을 높이기 위한 운영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남혜정·김승환 기자, 부산·인천=오성택·강승훈 기자 hjnam@segye.com